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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남기는 것, 찐병원의 공기 그리고 사람들, 드라마 출연진

by cat2chill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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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학 드라마는 ‘자극’보다 ‘진심’이 먹히는 시대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그런 흐름을 제대로 꿰뚫은 작품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을 극적인 설정 없이도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로 만들어낸다. 특히 이 드라마는 전공의 1년 차의 ‘리얼한 병원생활’을 그려내며 현실성과 서사의 균형을 보여준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2025년 4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tvN에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넷플릭스, 티빙에서도 동시에 공개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세계관을 공유하지만, 보다 ‘현장 밀착형’ 이야기로 의료인의 삶에 가까이 다가간다.

드라마의 배경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율제병원'의 산부인과. 생명의 시작을 다루는 진료과답게, 매일매일 기적과 위기가 함께하는 공간이다. 실제로도 산부인과는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다. 이 드라마는 그 긴장과 안정을 교차시켜, 전공의들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단한지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은 모두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 고윤정이 연기하는 오이영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내면에는 여러 고민이 얽힌 인물이다. 매 순간 환자 앞에서 웃지만, 진료실을 벗어나면 깊은 회의감에 빠진다. 그런 감정이 지나치게 드러나지 않아서 더욱 현실적이다. 전공의들이 실제로 그렇게 웃고 울며 하루를 버틴다는 걸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표남경(신시아)은 철벽 같은 태도와 화려한 외모로 처음에는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갈수록 누구보다 정이 많은 인물로 드러난다. 강유석이 맡은 엄재일은 밝은 성격과 친화력으로 팀 내 윤활유 역할을 한다. 또 한예지가 연기하는 김사비는 무표정 속에 따뜻함을 담은 인물로, 전공의들 사이에서 감정적으로 균형을 맞춰주는 존재다.

이들의 하루는 진료실, 분만실, 회진, 그리고 끝나지 않는 인계로 반복된다. 이 드라마는 그런 일상 속에서도 따뜻한 순간을 찾아낸다. 환자가 고맙다고 말하던 짧은 한마디, 동기와 함께 커피 한 잔 마시는 짧은 휴식, 선배의 한 줄 조언… 작가는 그 어떤 극적인 사건보다 이런 순간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현실감’이다. 촬영지는 실제 병원 구조를 본뜬 세트장과 일부 실 병원 공간을 섞어서 사용했다. 분만 장면, 수술 장면, 회진 중 대화 등에서 의학 자문이 잘 반영되어 있으며, 현실적으로 과장 없는 톤으로 연출되어 몰입을 끌어낸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건조한 정보 전달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다. 이 드라마에는 분명한 ‘드라마적 상상력’이 녹아 있다. 주인공들의 캐릭터 구성과 감정선, 그리고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너무 정교하다. 오이영이 환자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장면, 표남경이 가족 문제로 무너질 듯 흔들리는 순간, 김사비가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씬까지… 모두가 지나칠 수 없는 장면들이다.


드라마의 OST도 이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첫 OST로 공개된 스트레이 키즈의 ‘START!’는 새로운 시작 앞에서 느끼는 설렘과 불안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단순히 감정을 따라가는 음악이 아니라, 드라마의 맥을 짚어주는 구성으로 완성도가 높다.

이 작품의 작가는 김송희, 연출은 이민수 PD다. 김송희 작가는 전작에서도 감정선을 세밀하게 짚어내는 능력을 보여줬고, 이번 작품에서는 병원 내부의 공기와 인간 군상을 더욱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민수 PD는 과장 없는 연출로 배우들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눈을 떼기 힘들다.

 


앞으로의 전개는 더욱 깊어질 예정이다. 주인공들이 겪게 될 새로운 의료 상황, 점점 더 가혹해지는 현실, 그리고 개인적인 갈등이 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어떻게 충돌하는지 흥미롭게 풀릴 전망이다. 특히 오이영이 마주하게 될 '의사로서의 선택'은 이 드라마의 핵심을 관통할 중요한 서사가 될 것이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단순한 의학 드라마가 아니다. 이는 우리의 삶과도 닮아 있다. 하루하루 서툴게, 때로는 눈물겹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병원이라는 무대 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의사'가 아닌 '사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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